I’m going to open a branch in this city.


I’m going to open a branch in this city.
(나는 이 도시에 내 회사의 지사를 세울거야!)


전역하고, 석달 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그간 못 만난 친구들 다 만나고, 더 이상 한국에서는 놀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날에 묵을 숙소도 예약하지 않고, 뉴욕으로 한 달짜리 여행을 떠났습니다. (20대였으니까요…)
한 밤중에 비행기에서 내려 자려고 생각(?)해둔 게스트하우스 자리에 가보니 부서진 건물만 있더군요.
캐리어 끌고 어찌 찾아낸 코리아타운의 찜질방에서 뉴욕에서 첫날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찾아간 플러싱, 한국인 아주머니가 하시는 민박집에서는 다행히 여장을 풀 수 있었고,
한 달 내내 뉴욕을 종일 쏘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 계획 없이, 뉴욕 곳곳을 지하철과 도보로 다녔습니다.
어쩌다 보니 몇 번이나 타임스퀘어를 지나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길거리에서 그림을 팔던 흑인 아저씨 ‘아모두’를 만났습니다.


처음에 말을 제가 걸었던 것 같아요. ‘요 앞 가게에 리바이스를 10달러에 판다.’
아모두가 말하길 그럴 리가 없데요. 다시 들어가보니 그의 말이 맞았습니다. 10달러가 아니라 10달러 할인;;
그 뒤로 몇 번이나 타임스퀘어를 지났었고, 해야 할 일이나 시간 계획 따윈 없었던 저는 아모두와 여러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이민자였고, 많은 것들을 경험한 매우 현명한 사람이었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저는 아모두에게 떠난다고 작별인사를 하러 갔습니다.
아모두는 잘가라며, 사진에 보이는 자기가 팔던 작은 액자 하나를 선물로 주더군요.
그날 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는 사업을 시작할 거고, 언젠가 이 도시에 지사를 세울거라고요.
(“I’m going to open a branch in this city.”)

그러자 아모두가 웃으며 말하더군요.
‘If you ever open a branch, hire me. I’ll always be here.”
(니가 지사를 세우면 나를 채용해. 나는 언제든지 여기 있을거야.)

오늘 낮에 오랜만에 부모님 집에 갔다가, 그 액자가 보여 가져왔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정말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대표가 되기 전의 저는, 인생에서 고민이나 걱정 따윈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 건 그냥 했고, 저 혼자의 삶을 책임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물론 대표가 되고 나서는 달라지긴 한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후배였던 팀 멤버가 말하길, 그때는 늘 웃고 계셨다고 표현하더라고요.)

하지만 사실 지금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 쉽게 했던 말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한 발씩 나아가고 있으니까요.

‘시간과 의지만 있다면 모든 것은 가능하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인 존 스칼지의 『마지막 행성』 에 나오는 말입니다.


얼른 타임스퀘어에서 아모두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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