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The Godfather)는 많은 사람들에게 명화로 손꼽히는 매우 유명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꼴리오네 패밀리라는 마피아 조직의 이야기이자, 가족의 이야기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들이 하는 사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얼마전에는 회사에서 멤버들과 함께 이 영화의 1,2편을 보았다.
이번에 볼 때는 몇 년전에 볼 때와는 또 다르게 사업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보였다.
영화를 보며 느낀 점들 중 몇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비즈니스에서는 언제나 말을 조심해야 한다.
대부 1편의 사건은 꼴리오네 패밀리에게 솔론조라는 마약밀매상이 같이 마약 거래를 하자고 제안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내부에서 회의를 통해 마약이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패밀리의 보스인 비토 꼴리오네는 마약을 파는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에 맞지 않기에 거절한다.
그런데 회의 도중, 대부의 아들인 소니는 마약밀매상 솔론조에게 실수로 대부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을 표현해 버린다.
솔론조가 돌아간후 비토 꼴리오네는 소니에게 평소답지 않게 불같이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한다.
“Never tell anyone outside the family what you’re thinking again.”
회담이 끝나고 얼마 후, 비토 꼴리오네는 솔론조 일당의 습격에 의해 총을 맞는다.
왜냐하면 솔론조 일당은 비토 꼴리오네만 없으면 꼴리오네 패밀리와 마약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꼴리오네 패밀리가 단순한 범죄조직이 아니라 가족같은 곳이라는 것을 몰랐던 착각에서 비롯되었지만)
그래서 솔론조는 비토 꼴리오네를 저격하고 나서 협상을 하자고 한다.
(솔론조는 톰하겐과 협상하며 말한다. ‘소니는 내 제안에 관심이 있었지 않소. 그렇죠?)
결국 이 모든 일은 소니가 패밀리 밖에 있는 사람에게 내부에 이견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위해 리더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내부에서는 격렬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결정이 난 다음에는 내부의 방침에 대해 외부와 이야기 할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2. 상대가 잘못을 했더라도 개인적인 모욕을 주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면 안된다.
비토 꼴리오네가 총을 맞은 후 그의 아들이자 잠정적 후계자였던 소니는 복수를 위해 전쟁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 전쟁에서 소니는 여동생을 보러가다가 타세력의 총격에 죽고만다.
소니의 급한 성격 때문에 죽은 것 같지만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그 이유가 밝혀진다.
그것은 소니에게 여동생 문제로 공개적으로 얻어맞고 모욕을 당한 처남이 꼴리오네 패밀리의 경쟁자였던 바지니 세력에게 소니를 죽일 수 있도록 밀고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한비자 제 31편에도 나온다.
중국 제나라에 ‘이사’라는 이름의 고위관리가 있었다.
잔치 도중에 바람쐐러 나온 ‘이사’에게 형벌을 받아 다리가 잘린 문지기가 먹을것을 구한다.
그러자 ‘이사’는 먹을 것을 주기는 커녕, 죄인인 주제에 구걸을 한다고 문지기를 모욕한다.
‘이사’가 들어간 후 문지기는 ‘이사’가 서있던 문지방에 마루에 오줌을 싼 거처럼 뿌려놓는다.
잔치가 끝나고 아침이 되어서 왕이 궁궐을 돌아다니다가 마루에 물이 있는 것을 보고, 문지기를 불러다가 누가 여기에 오줌을 싸 놓았느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문지기는 ‘누가 오줌을 쌋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이사’가 거기에 서 있었다’ 라고 왕에게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왕은 ‘이사’를 처형하였다.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누군가를 업신여기는 것은, 그 사람에게는 작은일이겠지만 상대에게는 매우 심각한 일일 수 있다.
3. 상대의 제안에 대해서는 언제나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대부 1에서 가장 사람들이 가장 인상적으로 생각하는 장면 중 하나는 ‘말(馬)’과 관련된 부분이다.
대부의 연예인인 양아들이 어떤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데, 영화 제작자가 그것을 가로막는다.
대부는 처음에 변호사인 톰을 영화제작자 보내 부탁을 한다.
처음에 톰은 겸손하게 제작자에게 도와달라고 그리고 도움을 주면 대부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제안을 한다.
하지만 제작자는 대부의 양아들에 대한 개인적인 분노로 그것을 거절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영화 제작자는 자기가 가장 아끼는 말의 목이 잘려진 채로 자기 침대에 놓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때서야 대부의 제안을 수락한다.
대부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인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은 바로 이런 형태다.
사실 범죄에 해당하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지만, 이 장면에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누군가에게 부탁이나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문제이다.
아마도 비토 꼴리오네의 성격으로 보았을때, 만약 영화 제작자가 대부의 ‘부탁’을 들어주었다면 그는 대부의 ‘친구’가 되었을 것이고, 대부의 ‘친구’로서 대접 받았을 것이다.
또는 최소한 대부의 제안을 심각하게 생각해고 거절을 하더라도 조심스럽게 거절하며 대부가 납득할만한 대안을 냈다면, 제작자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 패밀리 보스들의 회담에서도 한 보스가 비토에게 ‘거절은 우정의 행위가 아니요’라고 이야기하며 협조를 요구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꼴리오네는 그들의 마약 사업에 동참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도움을 준다.
타인의 제안에 대해서는 늘 검토해야 하고, 부득이하게 받아줄 수 없다면 그것은 정중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4. 부정적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
‘적들을 미워하지 마라. 그러면 판단력이 흐려저’
비토의 아들이자 2대 대부였던 마이클 꼴리오네의 조언이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즐겁고, 가슴벅찬 일들도 많지만, 화가 나는 일도 있고, 억울한 일도 있다.
그리고 안좋은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가, 환경이나 경쟁사 때문이라고 생각될 수도있다.
그렇게 타인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종종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기 보다는 내 일을 가로막은 누군가를 또는 어떤 것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정말 본질을 벗어나게 되는 것 같다.
유명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Y-Combinator의 폴그레이엄이 말했다.
자신이 투자한 316개의 회사 중에 경쟁자 때문에 망한 회사는 단 1개였다고.
어떤 비즈니스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우리 회사에 잘못을 했기 떄문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이유는 시기가 맞지 않아서든, 어떤 이유로든 우리가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5. 리더는 늘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부 1,2에서 나오는 비토 꼴리오네는 훌륭한 보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토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패밀리를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돕고, 포용하고, 성장시키고 배푼다.
뿐만아니라 자신의 이익이나 두려움, 분노의 감정을 넘어서는 선택과 결정을 한다.
(마약을 인정하지 않고, 패밀리를 위해 자신과 아들의 복수를 포기하는 것)
이렇듯 훌륭한 리더인 비토 였지만 리더로서 해야할 일들 중에 한가지 일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것은 바로 다음 리더를 키우는 일이었다.
물론 비토에게는 계획이 있었다.
그리고 첫째 아들인 소니가 갑작스럽게 죽는 바람에 그 계획은 무산되었다.
어쩔 수 없이 너무 늦게 생각지도 못한 마이클에게 패밀리를 물려주었고,또 얼마 지나지 않아 비토 본인도 죽는다.
2대 대부인 마이클은 다른 조직들을 모두 물리치고, 기존에 비토가 손대지 않았던 사업들을 손대며 꼴리오네 패밀리를 더 큰 조직으로 세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진정 ‘패밀리’였던 사람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또 비토가 사랑하는 마이클 조차, 자식을 잃고 맨 마지막에는 홀로 슬프게 죽고 만다.
아마도 이것은 비토가 바랬던 패밀리의 이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비토는 끝까지 마이클에게 현명한 조언들을 주고 마이클은 그 덕분에 위험을 피하고 일들을 성취시키지만, 비토는 근본적으로 마이클을 위대한 리더로 키우는데는 실패한 것 같다.
결국 그 때문에 마이클은 확장이라는 면에서는 성공한 리더가 되었지만, 결국 꼴리오네 패밀리를 지키지 못했다.
리더가 해야하는 일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이며,
그러면서도 정말로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은 인재를 키우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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