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멋진 오징어를 본 날.

오늘 운동을 하다가, 아주 멋진 오징어를 만났다.

 

한강 산책로를 벗어나, 집에 근처를  걸어다니고 있었는데

한 회집에 둥근 어항에서 딱 한마리 남은 오징어를 본 것이다.

 

그놈은 지금까지 본 오징어중에 가장 크고 색깔이 밝기도 했지만,

내가 본 그놈이 정말 멋졌던 것은 수조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힘차게 헤엄치고 있었다는 점이다.

 

비록 탈출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수면 밖으로 끊임없이 머리를 내밀면서 앞뒤로 힘차게 움직이는 녀석의 모습은

내게 정말 인상적인 광경이었다.

 

그 오징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다른 오징어가 다 팔려나갔을 늦은 시간까지라도 그 녀석이 혼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 노력 덕분이었을 것이다.

 

회집주인은 가장 오래 죽지 않을, 팔팔해 보이는 오징어를 남겨두었을테니 말이다… 

 

 

오징어의 투쟁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다가 발길을 돌리며, 정말 녀석을 사서 바다로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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